언론보도

[경기G뉴스] 목판에 그려낸 도시 외곽 소시민들의 삶

작성자
haeum
작성일
2018-06-14 01:29
조회
633
[경기문화살롱]은 일상이 바빠 제대로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는 도민들에게 간접체험의 기회를 드리고자 경기G뉴스가 마련한 기획시리즈입니다. 도내 각종 전시회·발표회·음악회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편집자 주]
수원시 소재 해움미술관에서는 도시화의 문제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자본주의의 순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증식과 삶을 걷는 지역의 사람들을 알리는 ‘외곽의 지층들’전을 개최했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

수원시 소재 해움미술관에서는 도시화의 문제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자본주의의 순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증식과 삶을 걷는 지역의 사람들을 알리는 ‘외곽의 지층들’전을 개최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우리가 사는 현재의 공간에는 전통문화재와 건물들 그리고 도시의 건물들이 섞여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주의 도시화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수원시 해움미술관은 도시화의 문제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자본주의의 순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증식과 삶을 걷는 지역의 사람들을 알리는 ‘외곽의 지층들’전(展)을 마련했다.

6월 8일부터 7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18년 지역 콘텐츠 연계 기획 전시 중 두 번째 순서로, 수원화성과 수원 도심의 성격을 연관 지은 전시 판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해움미술관의 유선욱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외곽지역으로 밀려난 소시민들의 현실과 삶의 애환을 그려낸 작품들로 준비했다”며 “외곽의 삶과 풍경은 단순한 변두리가 아닌 역사적 삶이 보존되고 고풍스러운 곳, 따뜻한 곳임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 도시 외곽, 소시민들의 삶을 그려내다

이상국 작가의 작품들. 이상국 작가의 작품은 삶의 터전인 홍문동을 고집스럽게 그려내고 삶의 애환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이상국 작가의 작품들. 이상국 작가의 작품은 삶의 터전인 홍문동을 고집스럽게 그려내고 삶의 애환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이번 전시는 켜켜이 쌓인 도시 외곽의 지층(layers)을 자신들의 방법으로 판(plate)에 새기고 기록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상국을 비롯해 김홍식, 정상곤, 차민영, 배남경 등 작가 5명의 판화를 통해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먼저 이상국 작가는 자신이 살았던 서울의 변두리 마을인 홍은동, 홍제동을 판화에 새겨 자연주의적이고 모더니즘적인 부분을 표현해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삶의 굴곡들을 그려내고 더 나아가 개개인의 삶까지 목판에 새겼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70년대 이후 정치적 불안과 서울의 급격한 도시개발 속에서도 40여 년 간 질긴 삶의 표현들을 담은 산동네 풍경화는 한국 목판화의 주요한 단서와 궤적을 이룬다.

유선욱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외곽지역으로 밀려난 소시민들의 현실과 삶의 애환을 그려낸 작품들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김홍식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도시 이미지를 부착시켜 금속을 부속시키거나 긁어냄으로써 작품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김홍식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도시 이미지를 부착시켜 금속을 부속시키거나 긁어냄으로써 작품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유 큐레이터는 “이상국 작가는 손끝에서 나오는 힘으로 삶의 터전인 홍문동을 고집스럽게 그려내고 삶의 애환을 표현했다”며 “다 똑같이 보여도 시간이 흐를수록 마을의 풍경들을 자연주의적이고 산등성이처럼 춤을 추는 형태로 그려 개개인의 삶들을 밀접하게 그려낸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김홍식 작가는 통의동과 성북동 그리고 국보 1호인 숭례문을 통해 도시를 관찰하고 남겨진 흔적 읽기의 이미지들을 살펴보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김홍식 작가가 사용한 스테인리스는 도시의 성격을 보여주는 적합한 재료로서 차갑고 무거우며, 만지면 부식·마모되기가 쉬워 도시의 빠르게 변화하는 성격과 닮았음을 보여준다.

국보 1호인 숭례문 전소 사건을 담은 ‘그날 이후의 기록’은 스테인리스 스틸 판 위에 사라져가는 동네의 흔적들을 작품으로 드러낸, 흔적을 잡고 싶은 심정을 나타내는 김홍식 작가의 대표 작품이다.

유 큐레이터는 “김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도시 이미지를 부착시켜 금속을 부속시키거나 긁어냄으로써 작품을 표현해내는 점이 특징”이라며 “‘그날 이후의 기록’은 ‘렌티큘러’ 형식으로 방향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 이 형식은 도심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상곤 작가의 작품인 ‘창덕궁 회화나무’. 판면에 예리한 기구로 그림을 새기는 조각 요판 기법인 드라이포인트로 작업한 것이 특징이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

정상곤 작가의 작품인 ‘창덕궁 회화나무’. 판면에 예리한 기구로 그림을 새기는 조각 요판 기법인 드라이포인트로 작업한 것이 특징이다. © 경기G뉴스 고

정현차민영 작가의 작품인 ‘환승역’. 가방 안에 지하철역을 만들어 떠돌아다니는 도시민의 특징을 그려냈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차민영 작가의 작품인 ‘환승역’. 가방 안에 지하철역을 만들어 떠돌아다니는 도시민의 특징을 그려냈다. © 경기G뉴스

정상곤 작가는 ‘창덕궁 회화나무’라는 작품을 통해 과거의 장소를 보존하려 시도했다. 창덕궁 내의 회화나무를 박물관화, 박제화해 시간의 흐름에서 분리시킨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 작품은 ‘드라이포인트’라는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흥미로운 것은 회화나무 등 한 조형물이 가진 집합적 기억과 실제 이미지를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이다.

유선욱 큐레이터는 “공간의 역사·문화적 맥락 속에서 읽어진 기념물을 의도적으로 또는 비의도적으로 흔적을 지워 ‘결핍된 풍경’을 그려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작가의 작품 ‘환승역’은 가방이라는 물체를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도시민의 삶을 나타내는 매개체로 활용했다.

차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동이 일상화된 도시인의 삶은 유목민과 같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거나 쫓기는 삶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가방 안에 지하철 환승역과 본인이 살던 잠실 아파트를 집어 넣었다.

유 큐레이터는 “도시인들의 필수품인 가방을 통해 자본에 의해 포섭된 삶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위한 탈주와 장소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배남경 작가는 ‘토요일’과 ‘베란다’라는 작품으로 실제로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개인적 일상을 표현하면서 특정 목적이 아닌 일상 속에서 사는 도시인의 삶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시선을 나타냈다.

유선욱 큐레이터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며 개인적인 기억도 떠올리고 도시인으로서의 애환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며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 도시가 무엇이고 도시에 사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전시품들을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6월 8일부터 7월 20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22일과 30일, 7월 6일에는 연계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클릭시 큰 이미지 보기)이번 전시는 6월 8일부터 7월 20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22일과 30일, 7월 6일에는 연계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경기G뉴스 고정현

■ 관람 안내


관람 기간: 6월 8일~7월 20일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관람 요금: 무료
문의 전화: 031-252-9194
홈페이지: www.haeum.kr
연계프로그램: 6.22. 오후 6시 해움뮤지엄 나잇 / 6.30. 오후 3시-5시 오창원 사진작가와 성곽마을 투어 / 7.6. 정상곤 작가 아티스트토크 & 드라이포인트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