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양경선, 정의철, 손민광, 박성모

전시기간
2017-05-12 ~ 2017-05-31

전시시간
10:00~18:00

전시장소
해움미술관

상흔傷痕의 초상肖像

 

고도화된 현대사회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능력과 환경에 지배를 받는 사회적 소수자들과 시간에 쫒기는 직업인들, 그리고 무용한 시간을 보내는 실업자들의 삶은 각기 불안과 공허, 고독감, 소외감 속에서 심리적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해움미술관의 5월 기획전<상흔의 초상>은 이러한 시대상과 상처 입은 현대인의 자화상을 담은 박성모, 손민광, 이원태, 양경선, 정의철 등 다섯 작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상흔의 초상>展 다섯 작가의 작품은 기억 속에 잠재되어있는 내적 결핍과 트라우마를 각자의 시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겹겹이 쌓여진 색의 층위에 상흔의 풍경landscape을 응축하기도 하고 다양한 색채를 수단과 도구로 하여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거나 자아성찰의 내면세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술작품을 응시할 때 이미지의 겉에서 오는 직관적 선입견과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내밀한 감성이 얽히며 대면하게 됩니다. 그것은 긍정적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부정적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상흔의 초상>展은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예술 이전의 예술이며 ‘추醜도 미美’라는 미술의 근원적 해석을 상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작품을 응시 할 때의 감정은 긍정적 의미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전시 키워드인 ‘상흔’은 우리 스스로의 결핍이자 상처 입은 흔적의 오래된 퇴적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자아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교호交好하며 형성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자아를 잃은 채 수동적受動的인 삶을 살아가며 상처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진정한 치유는 외부의 힘이 아닌 바로 자신을 마주하면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자아의 힘을 배양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상흔의 초상>展을 통해 다섯 작가의 작품이 주는 바라봄과 바라보임의 감정이 내적 외적으로 소통함으로서 스스로에게 이타적일 수 있는 현실적 순응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 앞에 놓인 불안한 환경 앞에서 스스로 자존감을 확보하는 길이고 나아가 예술작품이 우뚝 설 수 있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전시기획 유선욱

(해움미술관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