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경기신문]색으로 포장하지 않은 진솔한 민낯

작성자
haeum
작성일
2018-05-15 04:07
조회
1753

드로잉은 작가에게 작업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민낯에 그려내는 첫 붓질이 전체 화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듯, 작가에게 드로잉은 작품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색과 재료가 최소화된 드로잉은 자신의 영감을 가장 진솔하게 표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수원의 해움미술관은 드로잉을 중심으로 작가의 창의적 발상을 실험하는 ‘드로잉적 전회’ 전시를 28일까지 개최한다.

현대 미술에서 드로잉은 다양한 표현과 설치방법, 조형성이 결합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전시는 김희곤, 이은희, 이성실, 이해균 4명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된 드로잉을 소개한다.

이은희 작가의 ‘추모하는 나무’는 나무, 새, 삐에로 얼굴을 한 반인반수가 등장, 한편의 판타지 소설을 보는 듯하다.

실제로 스토리를 구상해 작업한 이은희 작가는 다양한 동물들이 버리고 싶거나, 기억하고 싶은 기억을 거래하기 위해 나무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완성했다. 시각적으로는 판타지적 요소를 충족하지만 그 이야기는 현실의 삶을 그대로 담았다.

목판화 작업을 통해 드로잉의 느낌을 살렸고, 이를 패널에 붙여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했다.

김희곤 작가의 작업은 실존과 자유를 찾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파괴라는 형식으로 작품의 이미지를 창조한다”고 밝힌 작가는 수없이 그어낸 선으로 인간의 형상을 완성했고 중간중간 찢긴 흔적은 부조리한 관념을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인간의 아픔을 상징한다.

실존의 자유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김희곤 작가의 의지는 펜으로 수없이 그어지고 찢긴 형상을 통해 강렬하게 표현된다.

한편 6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날’에는 ‘드로잉:긋는다’를 ‘큐레이터 해설있는 미술관’이 진행된다.(문의: http://blog.naver.com/hmoa2013)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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